GF 부품 표면이 허옇게 뜬다. 아무리 말려도 안 빠진다.
유리섬유 강화 부품이 뿌옇고 허연 표면으로 나온다. 그러면 반사적으로 건조부터 탓한다. 그런데 유리섬유 강화 수지에서는 그 수가 대개 틀렸다. 흰 것은 표면에 앉은 유리섬유다. 표층(스킨)이 너무 얇아 섬유를 다 못 덮고, 그 사이로 섬유가 비친다. 아무리 말려도 이건 꿈쩍 않는다.
그 흰 자국을 어떻게 가려내는지는 앞선 노트에서 다뤘다. 닦이는지, 애초에 유리섬유 강화 수지가 맞는지, 건조는 정말 했는지. 그 노트는 유리섬유가 원인으로 확인되고 나머지가 다 걸러진 지점에서 끝난다. 이 글은 바로 거기서 갈라져 나온다. 원인은 유리섬유다. 이제 그걸 표면 밑으로 도로 눌러 넣어야 하고, 그 일을 하는 레버는 금형 온도다. 세팅에 손대기 전에 왜 그런지부터 알아 둘 값어치가 있다.
유리섬유가 왜 표면으로 뜨나
용융은 물이 컵을 채우듯 캐비티를 채우지 않는다. 파운틴 플로우로 채운다. 흐름 한가운데 있는 재료가 제일 빠르고, 그게 선단에 닿으면 바깥으로 또 앞으로 말려 나가면서, 분수가 뒤집히듯 온도 낮은 금형 벽에 제 몸을 눕힌다. 선단 가까이 실려 온 것은 뭐든 표면으로 말려 올라가 거기서 굳는다.
유리섬유 강화 수지에서 선단 가까이 실리는 건 섬유다. 유리와 폴리머는 똑같이 흐르지 않는다. 밀도가 다르고, 전단에 반응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흐르는 동안 둘이 조금씩 갈리고, 섬유가 맨 앞 선단에 몰린다. 파운틴 플로우가 그걸 벽으로 말아 올리면, 뒤따르던 수지가 덮어 파묻기도 전에 온도 낮은 강재에 닿아 굳어 버린다. 매끄러운 수지 층이어야 할 표층이, 대신 표면에 박힌 섬유 끝으로 가득 찬다. 그게 백화로 읽히는 것이다.
계면이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섬유와 폴리머 사이 결합이 약하면(용융 점도가 낮아도, 전단이 세도 둘 다 이 결합을 약하게 만든다) 섬유가 제 수지 껍질을 더 쉽게 벗고 표면 위로 더 도드라지게 앉는다. 그러니 용융을 세게 전단하는 바로 그 조건이, 섬유를 가장 많이 드러내는 조건이기도 하다.
더 잘 뜨는 수지가 따로 있다
이건 특정 수지 하나만의 얘기가 아니다. 원리는 화학이 아니라 물리다. 파운틴 플로우와 밀도 차이. 그래서 단유리섬유 강화 열가소성 수지라면 뭐든 이 현상이 난다. PA, PBT, PP, PC, PPS, POM. 어느 것이든 유리섬유를 넣으면 섬유가 표면으로 올라오려 든다. 수지마다 달라지는 건 그 정도가 얼마나 세냐다.
가르는 건 결정성이다. 반결정성 수지(나일론, PBT, PP, POM, PPS)는 식으면서 더 많이 수축한다. 폴리머가 결정으로 빽빽하게 뭉치면서 스스로 오그라들기 때문이다. 그 수축이 수지를 섬유에서 도로 끌어내려 섬유가 더 도드라지게 선다. 그래서 반결정성 그레이드가 더 잘 뜬다. 비정질 수지(PC, ABS, PC/ABS)는 덜 수축하고 덜 뜬다. 다만 광택 표면을 노리고 고르는 일이 많은데, 거기서는 그나마 적게 뜬 것도 더 눈에 띈다.
섬유를 더 밀어 올리는 요인이 둘 더 있다. 유리 함량이 높으면 더 뜬다. 표면으로 올라오려는 섬유가 그만큼 많으니까. 30% 그레이드가 15%보다 더 심하다. 그리고 폴리프로필렌은 그 자체로 별종이다. 무극성이라 유리와 폴리머 사이 결합이 애초에 약하고, 섬유가 껍질을 쉽게 벗는다. 유리섬유 강화 PP가 거의 예외 없이 무수말레산 상용화제를 달고도 여전히 잘 뜨는 이유다.
현장에서 중요한 건, 레버는 다 똑같다는 것(금형 온도가 먼저다), 하지만 숫자는 다르다는 것이다. 반결정성 나일론과 비정질 폴리카보네이트는 깨끗한 표면이 나오는 금형 온도가 서로 다르다. 하나에 맞는 구간이 다른 하나에는 안 맞는다.
섬유를 도로 눌러 넣는 세팅
이 문제의 밑바탕은 수지가 정한다. 하지만 표면에 얼마나 많은 섬유가 굳어 박히느냐는 프레스에서 정해지고, 거기서 제일 먼저 움직일 것은 금형 온도다.
금형 벽이 뜨거우면 표면 표층이 잠깐 더 녹아 있는다. 그 잠깐 사이에 굳은 선단 뒤의 수지가 앞으로 흘러 섬유를 덮을 시간이 생긴다. 섬유를 드러낸 채로 굳히는 대신, 수지가 풍부한 층 밑에 파묻는 것이다. 유리섬유 강화 나일론이면 쓸 만한 구간이 대략 80~120도인데, 섬유 부상과 싸우는 부품이라면 그 구간의 위쪽에 둬야 한다. 아래쪽이 아니다. 이 하나가 뜨는 섬유 표면 대부분을 잡는 단 하나의 변경이고, 금형이 더 뜨거우면 사이클이 길어지니 현장이 건너뛰는 바로 그 변경이다.
사출 속도가 두 번째 레버인데, 직관과 반대로 움직인다. 빠르게 채우면 선단이 벽에 붙어 굳는 시간이 줄어, 수지가 덮기 전에 박히는 섬유가 적어진다. 게다가 애초에 섬유와 폴리머를 갈라놓는 둘 사이의 상대 미끄러짐도 준다.
용융 온도는 언저리에서 거든다. 유리섬유 강화 나일론이 대략 270~300도로 도는데, 위쪽 끝은 수지를 섬유 위로 흐를 만큼 묽게 유지해 준다. 다만 천장이 있다. 너무 올리면 전단과 열이 더 붙어 섬유-수지 결합을 망가뜨리는데, 이게 앞에서 말한 계면 문제다. 흐름에서 번 걸 계면에서 잃는 셈이다. 사출 압력은 이 수지들에서 이미 높다. 유리가 점도를 올리기 때문에 75~100MPa쯤 된다. 이건 필러가 낳은 결과지, 표면을 잡는 레버가 아니다.
프레스로 안 닿을 때
공정 구간만으로 모자랄 때가 있다. 부품이 얇거나, 흐름 경로가 길거나, 표면 사양이 외관급이라 봐주는 게 없을 때다. 그러면 해법이 프레스 바깥으로 넘어간다.
재료 쪽이 먼저다. 컴파운더들이 같은 수지의 저부상 그레이드나 표면 개선 그레이드를 판다. 차이는 대개 커플링 화학이다. 실란 처리나 무수말레산 그래프트 상용화제로, 섬유가 제 수지 껍질을 벗지 않고 붙들고 있게 만든다. 표준 그레이드가 프레스로 뭘 해도 뜬다면, 같은 수지에 같은 섬유 함량의 표면 그레이드가 발마다 싸우는 것보다 싸게 먹히는 답이다.
금형 쪽은 비싼 답이다. 급속 가열냉각(배리오섬) 성형은 충전 동안 캐비티 표면을 평소 금형 온도보다 한참 높게 데워, 표층이 흐름 경로 내내 녹은 상태를 유지하게 하고, 그다음 취출을 위해 식힌다. 섬유 부상과 웰드라인 백화를 둘 다 잡는 가장 완전한 해법이지만, 금형과 사이클에서 가장 비싸게 먹힌다. 거기까지 못 가면, 무광이나 텍스처 표면 처리가 섬유 부상을 막지는 못해도 그게 불량으로 읽히는 건 막는다. 백화를 눈에 띄게 하는 반사를 흐트러뜨리기 때문이다. 유리섬유 강화 부품이 애초에 텍스처로 지정되는 경우가 그렇게 많은 이유다.
짧게 정리하면
뜨는 섬유는, 일단 섬유로 확인되고 나면 진단 문제가 아니다. 순서 문제다. 먼저 금형 온도를 구간 위쪽으로 올린다. 대부분이 이걸로 잡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사출 속도를 올린다. 용융 온도는 조금 올리되, 결합을 망가뜨리는 선은 넘기지 않는다. 공정 구간이 바닥나면 같은 수지의 표면 그레이드로 옮기고, 그러고 나서야 배리오섬 금형이나, 못 막는 걸 가려 주는 텍스처로 간다. 순서가 중요한 건 단계마다 앞 단계보다 비싸지기 때문이고, 대부분의 부품은 첫 단계를 벗어날 일이 없다.
몰드닥터는 불량 사진과 공정 세팅을 받아 유력한 원인과 조정할 것을 추정한다. 수지가 유리섬유 강화라고 알려 주면, 허연 표면이 건조가 아니라 섬유로 읽히기 시작하고, 금형 온도가 있어야 할 자리인 목록 맨 위로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