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

무할로겐 난연제가 석 달 만에 스크류를 갉아먹었다

난연 PPA는 부품보다 기계를 더 빨리 망가뜨리는 몇 안 되는 수지다. 무강화 나일론에서라면 몇 년은 갈 스크류가, 난연 PPA에서는 몇 주 만에 부식된 꼴로 나온다. 이 부식은 흔히 말하는 그런 불량이 아니다. 화학이 제 할 일을 그대로 하는 것뿐이고, 그 속도를 늦추는 레버는 대부분 프레스에서 잡는다.

뜻밖인 건 그 방향이다. 업계가 할로겐계 난연제를 버린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는데, 그 자리를 물려받은 무할로겐 그레이드가 정작 돌려 보면 더 부식성이 강한 쪽인 경우가 많다.

금속을 갉아먹는 진짜 정체

난연제는 열분해될 때 뭔가를 내놓으면서 작동한다. 그러라고 있는 물건이다. 기계 입장에서 따질 건, 그때 뭐가 나오느냐, 그리고 그게 산성이냐다.

할로겐계는, 브롬계나 염소계에 보통 삼산화안티몬을 상승제로 같이 넣는데, 뜨거워지면 할로겐화수소를 내놓는다. HBr, HCl. 이게 주변 수분과 만나 산이 되고, 그 산이 강을 부식시킨다. 오래됐고 잘 알려진 얘기다. 할로겐계 수지가 설비를 갉아먹는다는 악명을 얻은 게 이 때문이다.

고온용 나일론에 쓰는 무할로겐 난연제는 대부분 인계다. 여기서 중요한 건 두 종류다. 하나는 금속 포스피네이트다(알루미늄 디에틸포스피네이트가 흔하고, Exolit OP 같은 이름으로 판다). 다른 하나는 값싼 그레이드에 들어가는 적인이다. 둘 다 인이고, 열과 수분을 만나면 둘 다 인산과 아인산 같은 인계 산으로 끝날 수 있다. 이 둘 중에서는 적인이 더 사납다. 수분·열과 반응해 포스핀 가스를 내뿜고 산을 남기는 데다, 적인 자체가 검은색이라 점이 생기면 그 점까지 검게 물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많이들 걸려 넘어진다. 인계 난연제 데이터시트는 할로겐계의 부식 문제를 피해 간다고 적어 두는 경우가 많고, 수지에 따라선 그게 맞다. PC나 ABS에 쓰는 방향족 포스페이트는 실제로 순하다. 그런데 PPA는 PC가 아니다. 320~345도쯤에서 녹는데, PPA가 흔히 밀어내는 할로겐계 PA66보다 한참 뜨겁다. 그리고 인산은, 할로겐화수소가 일부라도 날아가는 것과 달리, 그 온도에서 끓어 날아가지 않는다. 남고, 농축되고, 스크류에 눌어붙는다. 데이터시트가 측정한 화학과 교대 끝 무렵 뜨거운 PPA 실린더 안에서 벌어지는 화학은 같은 사건이 아니다.

이게 진짜라는 가장 뚜렷한 증거는, 원료사들이 이제 이걸 피해 가는 제품을 판다는 것이다. BASF는 2022년에 난연 PPA를 내놨는데, 내세운 특징이 커넥터의 금속 접점을 부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부식성 그레이드가 다들 참고 쓰던 골칫거리가 아니었다면, 굳이 부식 안 시키는 그레이드를 따로 만들어 내세울 이유가 없다.

Both flame retardants make acid, but only one boils off A brominated flame retardant with an antimony synergist releases hydrogen bromide on heating, which becomes acid but is partly volatile and boils off as gas. Halogen-free phosphorus retardants, metal phosphinate or red phosphorus, become phosphoric acid, with phosphine also given off by red phosphorus, on heat and moisture. At PPA melt temperatures of 320 to 345 C that acid is non-volatile, so it stays and concentrates on the screw. Halogenated Halogen-free (phosphorus) Brominated FR + Sb₂O₃ Metal phosphinate / red P heat heat + moisture HBr (hydrogen bromide) Phosphoric acid · PH₃ + water → acid Partly volatile some boils off as gas Non-volatile at 320–345°C stays & concentrates on the screw Both make acid. The halogen acid partly escapes as gas — the phosphorus acid stays on the steel.

속도는 그레이드가 정한다

PPA는 한 가지 재료가 아니다. PA6T, PA6T/66, PA9T, PA10T에 몇 가지가 더 붙는 한 계열이고, 다 같은 온도에서 도는 게 아니다. 실린더를 부식시키는 건 난연제지 베이스 수지가 아니다. 그런데 실린더를 얼마나 뜨겁게 돌려야 하는지는 베이스 수지가 정하고, 난연제를 산으로 바꾸는 건 바로 그 열이다.

편차가 작지 않다. PA10T 그레이드는 310~330도쯤에서 가공한다. PA6T 그레이드는 330~340도에서 돈다. 난연제가 이미 제 분해점에 바싹 다가선 수지에서 20~30도 차이고, 더 뜨거운 그레이드는 같은 난연제에 매 샷 분해될 기회를 더 준다. 그레이드를 고를 수 있고 부품이 허락한다면, 낮게 도는 쪽이 스크류에 덜 모질다.

수분은 방향이 반대인데, 사람들이 거꾸로 아는 대목이다. 반방향족 PPA는 흡습이 적은 수지다. 주사슬의 방향족 고리가 물이 아마이드기에 붙는 걸 막아서, 표준 PA66이 1.5~2% 먹는 데 비해 0.3~0.5%쯤만 먹는다. PA9T와 PA10T는 그중에서도 제일 낮다. 이러면 안 말리고 돌려도 된다는 허락처럼 읽힌다. 아니다. 부식은 수지가 평형 상태에서 물을 얼마나 머금는지엔 관심이 없다. 샷을 찍는 그 순간 실린더 안에 물이 얼마나 있느냐를 볼 뿐이고, 흡습 적은 그레이드도 안 말리고 넣으면 반응을 먹일 만큼은 머금고 있다.

그래서 베이스 그레이드는 대개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다. 부품의 온도·기계적 사양이 정해 버린다. 다만 여유가 얼마나 있는지는 그 그레이드가 알려 준다. 뜨거운 PA6T 그레이드에 난연 컴파운드면 스크류를 가장 빨리 갉아먹는 조합이고, 아래 레버들이 더는 선택이 아니게 되는 조합이다.

A hotter PPA grade breaks the same retardant down faster PPA is a family of grades that run at different temperatures. PA10T processes around 310 to 330 C, PA9T and PA6T slash 66 around 320 to 340 C, and PA6T around 330 to 340 C. The base resin does not corrode; the flame retardant does. But a hotter grade gives the same retardant more chance to break down into acid on every shot, so the hottest grades consume the screw fastest. Moisture uptake is low across all of them, roughly 0.3 to 0.5 percent against 1.5 to 2 percent for PA66, with PA9T and PA10T the lowest, but low is not the same as dry. Same retardant — a hotter grade breaks it down faster Grade Typical process temp Moisture uptake hotter → 305 315 325 335 345°C PA10T 310–330°C ~0.3–0.5% lowest PA9T 320–340°C ~0.3–0.5% lowest PA6T/66 320–340°C low PA6T 330–340°C low The base doesn't corrode — a hotter grade just breaks the retardant down faster.

속도를 정하는 세 레버

강재는 대개 사 오는 것이지 세팅으로 정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지금 가진 그 강재가 얼마나 빨리 닳아 없어지느냐는 프레스에서 정해지고, 결국 세 가지로 좁혀진다.

첫 번째 레버는 수분이고, 가장 자주 놓치는 레버다. PPA는 흡습성이라 젖은 채로 들어오고 공기 중에서 더 빨아들인다. 물은 여기서 나쁜 짓을 한꺼번에 두 가지 한다. 하나는 폴리머를 가수분해해 분자량을 떨어뜨리고, 그게 은줄과 취성으로 드러난다. 다른 하나는 난연제를 산으로 바꾸는 반응을 먹인다. 그러니 건조가 모자라면 겉에 보이는 불량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아래에서 부식을 앞당긴다. Amodel 가이드는 수지를 수분 0.10% 아래로, 110~120도에서 최소 네 시간, 이슬점 영하 30도를 유지하는 제습 건조기로 말리라고 한다. 이 숫자들은 표면 상태 얘기가 아니다. 마른 산 전구체를 돌리느냐 젖은 걸 돌리느냐를 가르는 값이다.

두 번째 레버는 열과 체류 시간이다. 실린더 안에서 1도, 1분이 더해질 때마다 난연제가 산으로 분해될 기회가 늘어난다. PPA는 원래 뜨겁게 도는데, 지침은 320~345도 구간에 머물고 350도를 상한으로 두라는 것이다. 그 위로는 폴리머 자체가 분해된다. 체류 시간은 6분 안쪽으로 잡는다. 여기서 용량 큰 실린더가 조용히 발목을 잡는다. 큰 실린더에 작은 샷은 오래 뜨겁게 앉아 있고, 난연 그레이드는 그걸 일반 수지보다 훨씬 혹독하게 갚는다. 샷 대비 실린더 용량이 그 잡에 안 맞으면, 부식 시계가 사이클보다 빨리 돈다.

세 번째 레버는 셧다운이다. 산은 기계가 멈춰 있을 때 가장 모질게 일한다. 쉬는 시간이든 주말이든 밤새든, 뜨거운 실린더 안에 그대로 남은 수지는 아무것도 씻어 내지 않는 채로 강재에 닿아 있는 산이다. 해법은 식기 전에 기계를 비우도록 퍼지하는 것이다. Amodel 절차는 스크류에서 수지를 다 밀어낸 다음, 깨끗하게 나올 때까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을 흘려 빼는 것이다. HDPE엔 난연제가 없으니, 셧다운 내내 스크류에 닿아 있는 건 반응 안 하는 물질이 된다.

Three levers set at the press decide how fast the screw goes Drying keeps the resin under 0.10 percent moisture, dried at 110 to 120 C for four hours on a minus 30 C dew point dryer, because wet resin feeds the acid reaction. Heat and residence stay in the 320 to 345 C band with a 350 C ceiling and under six minutes in the barrel, because heat breaks the retardant into acid. At shutdown, purge the screw empty and run high density polyethylene until it comes out clear, because the acid does its worst work while the machine is idle. None of these need new metal. Three levers, all set at the press Drying < 0.10% moisture 110–120°C · 4 h dew point −30°C wet resin feeds the acid Heat & residence 320–345°C ceiling 350°C ≤ 6 min in the barrel heat breaks FR into acid Shutdown purge the screw empty then HDPE until it runs clear acid works while idle None of these need new metal — they slow how fast the metal you have is consumed.

스크류가 이미 갉히고 있을 때

레버들을 충분히 오래 놓치면, 부품보다 기계가 먼저 말해 준다. 부식되는 스크류는 표면이 거칠어지고 곰보처럼 팬다. 한 코팅 업체는 4~6주면 오렌지필처럼 된다고 하고, 분말야금 스크류는 이런 재료에서 석 달 만에 다 갉히기도 한다. 역류방지 밸브의 체크링이 닳아 실링을 못 하면서 쿠션과 샷 사이즈가 흐른다. 그러다 부식 생성물 조각이 부품에 흑점으로 나타난다.

Where flame-retardant PPA corrodes the machine A cutaway of the barrel and screw. Dried resin enters at the feed throat, the heater bands hold the melt at temperature, and the screw carries it to the non-return valve and out through the nozzle. The acid formed from the flame retardant attacks the metal it sits on: the screw flight surfaces show pitting and an orange-peel texture, the non-return check ring wears and starts to leak so cushion and shot size drift, and the nozzle corrodes at the tip. Where flame-retardant PPA corrodes the machine dried resin in heaters screw flights check ring wears & leaks nozzle pitting · orange-peel The acid attacks the metal it sits on — the screw flights, the non-return valve, the nozzle.

강재 쪽 답은 공정 세팅이 아니지만, 문제를 제대로 된 곳으로 넘기려면 알아 둘 값어치가 있다. 일반 경화 공구강으로는 난연 PPA를 계속 돌리는 걸 버티지 못한다. HVOF로 올린 텅스텐 카바이드 피막이나 진짜 내식 실린더·스크류라야, 석 달이면 갈 스크류 수명을 18~24개월까지 늘린다. 이건 교대 중에 내리는 결정이 아니라 설비 투자 결정이다. 하지만 흑점이 오염이 아니라 부식 생성물이라는 걸 아는 작업자라야, 있지도 않은 재료 문제를 쫓는 대신 그 투자를 밀어붙일 수 있다.

불량으로 둔갑해 올 때

공정 엔지니어가 실린더 안 화학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그게 평범한 불량으로 둔갑해서 오기 때문이다. 흑점은 오염으로 읽힌다. 은줄은 젖은 수지로 읽힌다. 변색은 과열로 읽힌다. 난연 PPA에서는 이 셋이 다 같은 한 사건일 수 있다. 난연제가 분해되면서 금속까지 데려가는 사건이다. 그리고 각각의 해법은 앞의 그 세 레버에 있지, 불량을 겉만 보고 반사적으로 집는 레버에 있지 않다.

이 노트가 진짜 하려는 얘기가 이거다. 난연 PPA에서 '흑점'은 원인이 하나가 아니다. 갉히고 있는 스크류에서 나온 부식 생성물일 수도, 지난 셧다운 때 안 빼고 남겨 분해된 수지일 수도, 갇힌 공기에 눌어탄 자국일 수도 있다. 셋은 닮았지만 해법은 같지 않다.

몰드닥터는 불량 사진과 공정 세팅을 받아 유력한 원인과 조정할 것을 추정한다. 수지가 난연 PPA라고 알려 주면, 건조와 체류 시간, 셧다운 관리를 더 평범한 재료에서라면 목록 맨 위에 올랐을 원인들보다 앞세운다.

JINSIMLAB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