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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 데이터가 멀쩡하면, 그건 은줄이 아닐 수 있다

몰드닥터를 만들면서 제일 오래 씨름한 오답이 있다. 유리섬유 강화 PA66에 뜨는 흰 줄무늬였다.

AI는 매번 수분이라고 했다. 입력한 건조 조건이 멀쩡할 때도 수분이라고 했다. 온도, 시간, 목표 수분율, 전부 PA66 권장 범위 안인데도 답은 꿈쩍하지 않았다.

틀린 답은 아니었다. PA66은 수분을 잘 먹고, 여기 뜨는 은줄도 실제로 상당수가 수분이다. 딱 한 번만 걸 수 있다면 수분에 건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건조를 이미 돌렸다는 사실이 답을 하나도 바꾸지 못했다. 쓰는 사람 입장에선 방금 끝낸 걸 다시 하라는 소리로 들린다.

먼저 걸러 낼 것

흰 자국이 왜 생겼냐를 묻기 전에, 어떤 자국이냐부터 물어라.

닦이거나 문질러서 흐려지면, 그건 표면에 얹혀 있는 것이다. 수지에서 나온 휘발분과 첨가제가 금형 면에 응축됐다가 부품으로 옮겨 붙은 것. 벤트가 시원찮은 자리에 가스가 응축된 것. 이형제가 묻어 넘어온 것.

이건 어느 것도 공정 조건 문제가 아니다. 온도와 압력을 온종일 만져 봐야 안 없어진다. 침착물이 부품이 아니라 금형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닦아도 안 지워지면, 그건 부품에 박힌 것이다. 아래 얘기는 전부 그 경우다.

Order of checks for a white mark on a molded part First check whether the mark wipes off. If it does, it is a surface deposit. If not, check whether the resin is glass-filled, then whether drying meets the datasheet. Only then is fiber read-out the answer. White mark on the part Does it wipe off? yes Surface deposit plate-out · vent gas · release agent process settings won't fix it no Glass-filled resin? no Read-out is off the table stay on the splay branch yes Drying meets the datasheet? no Moisture splay fix drying first yes Fiber read-out mold temperature first

그다음이 갈라진다

닦아도 안 지워지는 자국도 종류가 하나가 아니다.

수분 은줄은 가스 자국이다. 게이트에서 흐름 방향을 따라 부챗살처럼 퍼진다. 은빛이 돌고, 약간 광이 있다.

섬유 판독은 유리섬유가 표면 가까이 떠올라 비쳐 보이는 것이다. 더 희고, 거칠다. 손끝으로 훑어 보면 매끄럽지 않다. 검은 부품에서 제일 도드라진다.

그런데 확실하게 가르는 건 눈이 아니다. 수지에 유리섬유가 안 들었으면 섬유 판독은 아예 후보가 아니고, 그대로 은줄 갈래에 남는다. 건조 데이터가 그 수지 권장 조건에 맞으면, 수분은 순위에서 내려간다.

이 둘을 먼저 확인한다. 표면 질감은 그다음에 보는 것이지, 먼저 보는 게 아니다.

왜 이렇게 되나

유리섬유와 수지는 밀도가 달라서, 충전되는 동안 서로 갈라지려 한다.

원래는 용융이 캐비티 벽에 닿으면 거기 얇은 수지층을 만들고, 섬유는 그 뒤로 밀려난다. 표면에 보이는 건 수지다.

금형 온도가 낮으면 그 층이 제대로 안 생긴다. 용융이 벽에 닿자마자 고화되고, 수지가 섬유를 감쌀 새가 없다. 그래서 유리섬유가 표면 가까이 그대로 남아 눈에 드러난다.

용융 온도와 금형 온도의 차가 벌어질수록 더 심해진다.

Fiber position at the part surface, cold mold versus adequate mold temperature With a cold mold the melt freezes on contact and glass fibers remain close to the surface. At adequate mold temperature a thin resin layer forms first and the fibers stay behind it. Mold too cold melt freezes on contact MOLD WALL no resin layer → glass visible at surface white, rough, stands out on black parts Mold temperature adequate resin wraps the fibers first MOLD WALL resin-rich layer → surface reads as resin fibers stay behind the skin

무엇을 바꾸나

금형 온도를 올려라. 하나만 손댈 수 있다면, 여기선 이게 제일 크게 움직인다.

몇 도라고 못 박진 않겠다. 권장 금형 온도는 그레이드와 부품 형상에 따라 다르고, 같은 데이터시트라도 유리섬유 강화 그레이드는 무강화와 따로 적혀 있는 게 보통이다. 지금 돌리는 그 그레이드의 데이터시트를 봐라.

확인은 간단하다. 금형 온도를 올리고, 돌려 보고, 표면이 나아지는지 본다. 나아지면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다. 아무것도 안 바뀌면, 다른 문제다.

실린더 온도도 같이 볼 만하다. 유리섬유 강화 그레이드는 무강화보다 대체로 뜨겁게 돌리지만, 분해 한계를 넘기면 문제가 딴 데로 옮겨 갈 뿐이다. 그 한계도 데이터시트에 있다.

순서를 바꾸지 마라

이걸 '흰 줄무늬가 뜨면 금형 온도를 올린다'로 읽으면, 그건 잘못 짚은 것이다.

순서는 그대로다. 닦이는지 본다. 건조 데이터를 본다. 건조가 모자라면 그건 수분 문제고, 금형 온도로는 안 닿는다. 더 나쁜 건, 진짜 원인을 이미 지나쳐 버렸다는 것이다.

유리섬유는 건조가 멀쩡한 게 확인된 다음에야 끼어든다.

앱에는 이렇게 넣었다

몰드닥터는 이제 세 가지가 한꺼번에 맞아떨어지면 분류를 바꾼다. 수지가 유리섬유 강화다. 건조 조건이 권장 범위에 든다. 자국이 안 닦인다.

그러면 수분 대신 섬유 판독으로 답하고, 금형 온도를 맨 앞에 놓는다. 건조가 모자란 경우엔 이 중 아무것도 해당하지 않고, 원래 답 그대로다.

이건 다른 답이라기보다, 같은 답에 조건을 하나 단 것이다. 이 일이 대개 그렇다. 말 되는 답이 어디서부터 말이 안 되기 시작하는지 찾아서, 거기에 선을 긋는 일이다.

몰드닥터는 불량 사진과 공정 세팅을 받아 유력한 원인과 조정할 것을 추정한다. 위의 로직이 그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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